비트코인으로 GDP 30%를 벌어들인 나라, 부탄 이야기
부탄은 전통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타이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은 나라는 물질적 부보다는 국민의 행복과 웰빙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GDP 대신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독특한 지표로 국가의 발전을 평가합니다. 그런데 최근 부탄이 세계 비트코인 보유 순위 4위에 오르며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어떻게 해서 히말라야의 작은 국가가 디지털 자산 강국으로 떠오르게 되었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경제적 위기
부탄은 주로 관광산업과 수력발전을 통해 경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관광객들에게 하루 250달러 이상의 방문 비용을 부과하며 독특한 환경을 자랑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동시에 전통적인 주요 전력 수입국인 인도 역시 전력 수입을 줄이며 부탄 경제는 GDP 성장률 -10%라는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경제 회복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탄은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답은 히말라야의 자연과 비트코인 채굴이었습니다.
부탄, 비트코인 채굴로 방향을 틀다
2020년, 부탄은 수력발전을 이용해 친환경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600만 원(약 5,000달러)에 불과했지만, 부탄은 남는 전력을 활용해 채굴을 시작하며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현재 부탄은 약 12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GDP의 약 40%에 달합니다. 이런 규모는 세계 비트코인 보유량 순위 4위에 해당하며, 부탄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중국, 영국뿐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의 성공 비결: 천연 수력발전
부탄의 비트코인 채굴은 히말라야 수력발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채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거의 없으며, 이를 통해 친환경 채굴 국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부탄 정부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사실을 공개하며 그린 암호화폐 채굴 펀드 계획을 발표, 채굴량을 6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비트코인으로 행복을 채굴하다
부탄 정부는 비트코인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단순히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수익으로 "마음 챙김 도시"라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국민총행복(GNH)이라는 국가 철학에 맞춰 설계되어, 비트코인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국민들에게 환원하고 있습니다.
부탄의 도전과 미래
부탄은 이제 단순히 행복을 추구하는 국가를 넘어, 디지털 경제 강국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국민 20%가 블록체인 지갑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높은 수준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 채굴로 벌어들인 수익은 국민의 월소득 대비 8배에 달합니다.
그러나 일부 비판도 존재합니다. 전통적으로 친환경과 행복을 강조해 온 부탄이 디지털 자산에 이렇게 깊이 관여하는 것이 국가 철학에 맞느냐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부탄은 여전히 환경을 고려한 채굴과 국민 행복 증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새로운 금광을 발견한 작은 나라, 부탄
부탄의 사례는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이 어떻게 국가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히말라야의 자연에서 시작된 친환경 채굴은 단순한 수익을 넘어 국민 행복 증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탄은 새로운 "디지털 금광"을 통해 과거의 철학과 현재의 기술을 결합하며 앞으로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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