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바스크 지방 중심도시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유명하지만, 그보다 더 매혹적인 건 거리를 거닐며 만나는 음식들이다. 이곳은 바스크 특유의 재료와 조리법을 담은 음식으로 여행자의 오감을 자극한다. 마치 한 편의 전시를 관람하듯, 골목마다 숨어 있는 로컬 식당들을 찾아가는 재미는 이 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신선한 해산물과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요리, 그리고 스페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롭고 따뜻한 분위기. 빌바오에서 단 하나의 식사를 고르라고 한다면 절대 고르기 어려울 만큼,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식당들을 소개해본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현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한 로컬 맛집 2곳과 전 세계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특별한 한 곳을 포함해 총 세 곳을 골라봤다.
La Vina del Ensanche
타파스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이는 곳
La Vina del Ensanche는 단순한 바가 아니다. 1927년에 문을 연 이곳은, 빌바오에서 타파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곳으로 유명하다. 이 집의 하몽은 단순히 얇게 썬 고기가 아니다. 오랜 숙성과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향긋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입 안을 사로잡는다. 타파스를 하나하나 곱씹다 보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메인 요리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알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Txangurro’ – 바스크식 게살 요리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육즙이 촉촉하게 살아있는 이 요리는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이 폭발하며, 그야말로 ‘한입의 감동’을 준다. 맥주보다는 현지 와인 한 잔과 함께하는 걸 추천한다. 한 접시, 두 접시로는 절대 부족할 거다.
시간을 잊게 만드는 클래식한 바 분위기
내부는 전통적인 바스크식 타파스 바의 정수를 그대로 담고 있다. 나무로 꾸며진 바 테이블과 벽면은 100년 가까운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따뜻한 조명 아래 진열된 수많은 타파스 접시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 저녁이 되면 근처 회사원들과 단골들로 붐비지만, 이상하게도 시끄럽거나 복잡하다는 느낌보단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진 곳이지만, 현지인들이 훨씬 더 많이 찾는 이유를 직접 가보면 알게 된다. 특히 창가 자리에 앉아 도심의 풍경을 바라보며 한 입 한 입 음미하는 순간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영업시간 | 매일 11:00 AM ~ 1:00 AM |
위치 | Diputación Kalea, 10, 48008 Bilbo, Bizkaia, Spain |
대표메뉴 | Txangurro(게살요리), 하몽 플래터, 문어 타파스 |
가격대 | €15~€35 |
평균 별점: ★★★★★ (4.8)
La Vina del Ensanche는 구글 리뷰 기준 수천 개의 후기를 가진 곳으로, 대다수가 음식의 정갈함과 분위기의 따뜻함을 칭찬하고 있다. 특히 ‘Txangurro’는 많은 리뷰에서 인생 최고의 게살 요리로 꼽힌다. 직원들의 서비스도 무척 친절하다는 평이 많고, 영어가 통하는 점도 여행객에게 큰 장점이다. 예약 없이도 웨이팅이 짧은 편이지만, 저녁 시간대엔 약간 기다릴 각오는 해야 한다. 한 번 다녀오면 ‘왜 이 집이 이렇게 유명한지’ 납득하게 되는 곳이다.
El Puertito
바스크의 바다를 한 접시에 담다
El Puertito는 빌바오에서 가장 작은 오이스터 바지만, 맛의 깊이는 그 어떤 대형 레스토랑보다도 크다. 바스크 해안에서 잡은 신선한 굴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집의 메뉴는 매우 단순하지만, 그만큼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다양한 산지에서 공수된 굴을 ‘도수’ 별로 맛볼 수 있게 한 구성이 이 집의 백미. 레몬 한 방울 혹은 살짝 간을 한 비네그레트와 함께 즐기면, 굴 본연의 풍미가 극대화된다. 특히 ‘Galician oyster’는 고소하면서도 깊은 바다 향을 그대로 담고 있어 첫 입부터 감탄이 나오는 맛이다. 굴 외에도 해산물 타파스 몇 가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심플하고 직관적인 메뉴 구성이 오히려 만족도를 높인다.
여기는 바다가 아니라 진짜 ‘굴의 성전’
매장 자체는 작고 소박하다. 실내 테이블은 몇 개뿐이고, 대부분은 바 형태로 서서 먹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벽면엔 각국의 굴 산지 지도가 걸려 있고, 바텐더는 하나하나 산지와 맛의 차이를 설명해 준다. 굴을 직접 까서 바로 내어주는 퍼포먼스도 인상적이다. 조용히 혼자 굴 몇 점에 와인 한 잔을 곁들이는 사람부터, 둘러앉아 다양한 종류를 나눠 먹는 현지인들까지. 마치 빌바오에서만 가능한 굴 시음회에 초대받은 기분이다. 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영업시간 | 1:00 PM ~ 10:30 PM (일요일 휴무) |
위치 | Calle Ledesma Musikariaren Kalea, 18, 48001 Bilbao, Spain |
대표메뉴 | Galician oyster, Asturian oyster, 해산물 타파스 |
가격대 | €2~€5 (1pcs 기준), 플래터 €15~€30 |
평균 별점: ★★★★★ (4.9)
El Puertito는 굴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성지 같은 장소다. 굴의 종류가 다양하고, 각기 다른 풍미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많은 리뷰어들이 “인생 굴집”이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으며, 직원들의 친절함과 굴에 대한 해박한 설명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이 가격에 이런 굴을 먹을 수 있다니”라는 말이 많을 정도로 가성비가 훌륭하다는 것도 장점. 바스크 해산물의 진수를 이보다 더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드물다.
La Camelia Vegan Bar
식물성 재료로 완성한 빌바오의 새로운 맛
La Camelia Vegan Bar는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반하게 될 만한 곳이다. 바스크 요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모든 메뉴를 식물성 재료로만 구성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특히 ‘비건 핀초스’와 ‘김치 스시롤’은 이 집의 인기 메뉴인데, 현지의 신선한 채소와 해조류를 활용해 건강하면서도 풍미가 뛰어나다. 바스크 지역에서는 드물게 페루식 양념과 동양식 발효소스를 접목시킨 퓨전 스타일이 돋보이며, 매일 바뀌는 스페셜 메뉴도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나중엔 팬이 되어 돌아가는 곳이다.
색감도 맛도 다채로운 힙한 공간
내부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초록 식물들로 꾸며져 있어, 입장하자마자 편안함이 느껴진다. 테이블마다 다른 디자인의 의자와 접시들이 놓여 있고, 바닥엔 컬러풀한 타일 패턴이 펼쳐진다. 음악은 잔잔한 인디 음악 위주로 흘러나오며, 벽엔 지역 아티스트들의 그림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 마치 갤러리에 앉아 식사하는 느낌이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깔끔하고 감각적인 공간에서 건강한 음식을 먹는 기쁨은 여행 중 얻는 특별한 쉼표 같은 시간이다.
영업시간 | 화~일 1:00 PM ~ 10:00 PM (월요일 휴무) |
위치 | Villarías Kalea, 3, 48001 Bilbo, Bizkaia, Spain |
대표메뉴 | 비건 핀초스, 김치 스시롤, 스페셜 바스크 보울 |
가격대 | €10~€25 |
평균 별점: ★★★★★ (4.7)
La Camelia Vegan Bar는 ‘비건’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음식으로 평가받는다. 많은 리뷰에서 ‘신선한 충격’, ‘채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맛과 창의성이 돋보인다. 특히 김치를 활용한 메뉴나 바스크 채소의 조합은 현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새로운 조합으로, 호기심 많은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빠른 서비스, 청결한 공간, 친절한 직원들까지 더해져 매년 재방문하는 단골도 많다고 한다.
여행 끝판왕을 위한 한 끼
빌바오는 단순히 관광지로만 기억되기엔 아깝다. 그 속에 녹아있는 삶의 향기, 그리고 그 향기를 그대로 담아낸 음식들이 진짜 매력이다. 오늘 소개한 세 곳 – La Vina del Ensanche, El Puertito, La Camelia Vegan Bar – 이 세 식당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전통 타파스 바의 깊이, 바스크 해산물의 신선함, 그리고 식물성 재료로 완성된 창의적인 요리까지. 어느 곳을 선택하든, 단순한 식사가 아닌 특별한 기억이 될 것이다. 특히 바스크 특유의 활기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한 끼는, 여느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만족을 준다. 시간과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면, 이 세 곳 중 단 하나만 고르기에도 어려울 만큼 모두 훌륭하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생각날 만큼, 이곳의 음식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진짜 빌바오를 알고 싶다면, 오늘 이 맛집 리스트를 저장해 두자. 다음 빌바오 여행이 훨씬 더 특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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